커다란 잠재력 지닌 초소형 격자구조 개발
| 각 변의 길이가 50마이크로미터인 세라믹 큐브. 대부분 공기로 이루어져 가볍다. |
②나노 아키텍처
· 혁신 : 높은 강도와 유연성을 띠면서도 매우 가벼운 구조를 가진 소재
· 의의 : 가벼운 구조로 이루어진 소재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 키플레이어 - 줄리아 그리어,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 윌리엄 카터, HRL 연구소
- 니콜라스 팡, MIT
- 크리스토퍼 스파다치니,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의 한 실험실에서 그리어 교수가 금속의 원자구조 모형을 들고 있다. |
줄리아 그리어 캘리포니아공과대 재료공학과 교수의 실험실을 방문하는 것은 물리학의 일반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그리어 교수는 세라믹이나 강철과 같은 단단한 소재는 무겁고 약한 소재는 가볍다고 알고 있는 이들에게 놀라운 나노소재를 설계 및 제작한다. 그리어 교수가 나노 단위에서 아키텍처를 조작하면 이러한 법칙은 바뀐다.
기존의 세라믹은 강하고 무겁다. 접시를 떨어뜨려 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듯이 깨지기 쉽다. 하지만 작년 그리어 교수는 지금까지 제작된 세라믹 중 가장 강도 높고 가벼운 세라믹을 개발했다. 그의 세라믹은 잘 깨지지도 않는다. 그리어 교수가 제작한 한 영상에서는 실험실의 장비가 강한 힘으로 정육면체 모양의 소재를 누르자 약간 떨리다가 뭉개진다.
압력을 제거하고 나자 그 소재는 ‘부상당한 병사 같이’ 바로 일어난다.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교내를 달려 회의에 참석하는 그리어 교수는 자신의 말이 너무 빠르니 집중해서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있는 이 세상 물건이 아닌 듯한 나노격자를 응시하며 잠시 숨을 돌리기도 했다.
| 소재의 아키텍처를 나노 수준에서 미세 조정하면 독특한 패턴과 특이한 속성을 얻게 된다. |
실리콘 같이 가능성을 보였던 전극 소재는 압력에 갈라지기 쉽다. 반면 금속 나노격자에 실리콘을 코팅한 전극은 자체 구조 내에 갈라짐을 방지하는 강성을 가질 수 있다.
이 같이 놀라운 소재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구조물을 나노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그리어 교수가 개조한 특수 기계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리어 교수는 정밀 기계를 진동으로부터 보호하는 지하 실험실로 뛰어 내려간다. 두꺼운 검은색 커튼 뒤에 숨겨진 기계 하나는 레이저를 이용해 복잡한 폴리머 거푸집을 만드는 일종의 3D프린터다.
| 전자현미경 스캐너에는 나노구조물을 누르거나 구부릴 수 있는 로봇 팔이 달려있다. |
그리어 교수의 제자는 폴리머에 금속이나 세라믹, 기타 물질을 코팅한 후 옆면을 깎아 폴리머 안에 에칭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그러면 나노 크기의 트러스가 에펠탑의 지주(각 지주의 벽면 두께는 약 10나노미터에 불과하다)처럼 교차된 소재의 작은 블록을 얻을 수 있다.
그리어 교수의 방법이 없다면 이러한 소재를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의 HRL연구소와(더 큰 규모의 마이크로 단위 트러스 제작) 공동 연구해 얻은 샘플을 보여줬다. 샘플은 니켈 소재로, 금속 스펀지 수세미를 닮았다. 그리어 교수가 그것을 손바닥에 내려놓았을 때는 닿는 것을 겨우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이 금속은 말 그대로 깃털보다 가볍다. HRL연구소는 이를 초경량 단열소재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나노 단위 격자를 보관하기 위해 이러한 원판이 사용된다. |
그리어 교수는 나노조작기법을 다양한 소재에 사용해 볼 생각이고, 이들이 가진 특이한 성질에 관심을 갖는 공동연구 희망자가 줄을 서 있다. 그리어 교수는 발광 또는 단열소재에 나노단위의 벽면을 만들어 빛이나 열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나노구조를 전기화학 연구에 이용하기 위해 전지업체 두 곳과 협업하고 있다. 또한 소실될 경우 난청의 원인이 되는 귓속 작은 연골을 배양하는 틀로 나노구조를 가지는 세라믹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생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그리어 교수는 이처럼 다양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고해상도 레이저 프린팅 과정의 속도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 만든 6㎟의 나노구조 세라믹 조각을 갖고 있다. 겨우 종이 한 장 두께지만 제작에만 1주일이 걸렸다.
그리어 교수는 “과학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양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제 문제는 생산량을 어떻게 늘리느냐다”라고 말한다.
글 캐서린 부르작
머니투데이 테크 M 테크M 편집부 입력 : 2015.04.13 0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