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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부산과 손잡고 '전력반도체 남부 벨트' 선점 나섰다

등록일2026-06-22 1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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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000억R&D 예산 겨냥

포항 공정 개발·부산 양산화

구미 소부장 특화단지와 시너지

강점 분업화 초광역 협력 모델


경북도가 부산시와 손을 잡고 정부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대형 국책 연구개발(R&D) 예산 선점에 나섰다. 단순한 유치 경쟁이 아니라 두 지역의 강점을 분업화한 협력 모델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남부권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축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최근 비상경제본부회의를 통해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에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대형R&D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데이터센터·방산 등 첨단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부품으로, 현재 미국·일본·독일이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해외 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이번 국책과제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 자립을 목표로 한다.


최근 경북도가 부산시에 제안한 협력 모델의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탄화규소(SiC)·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의 공정 개발과 시제품 검증은 포항 나노융합기술원(NINT)이 맡고, 소규모 양산(시양산)과 사업화는 정부 지정 전력반도체 거점 도시인 부산이 담당하는 구조다.


포항 나노융합기술원은 국내에서SiC·GaN 관련 화합물 공정 인프라를 가장 체계적으로 갖춘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반면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서 전력반도체 거점은 부산으로 지정돼 있다. 경북도는 이 두 조건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연구개발과 산업화가 끊기지 않는 전주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경북도가 이 모델을 서둘러 부산시에 제안한 배경에는 정부R&D 예산의 배분 시기가 임박했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국책R&D는 일반적으로 협력 기관과 수행 체계가 먼저 갖춰진 지역에 예산이 배정되는 구조다. 경북도는 부산과의 실무 조율을 조기에 완료함으로써 5000억원 예산의 상당 부분을 대경권과 부산권이 공동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경북 구미의 반도체 소재·부품(소부장) 특화단지, 포항의 전력반도체 공정 연구, 부산의 시양산 거점, 전남 나주의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가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된다. 경북도는 이를 '남부권 전력반도체 전주기 협력 생태계'로 명명하고 있다.


전력반도체 벨트 전략은 경북도의 기존 반도체 산업 기반과도 맞물린다. 구미에는 12인치 웨이퍼 세계3위 기업 SK실트론과 LG이노텍, 원익QnC 등 370여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집적해 있다.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4조3692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가 진행됐다.


경북도는 여기에 4190억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복합단지' 구축 사업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이 복합단지가 완공되면 구미는 소재·부품 제조와 검증, 시험평가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소부장 공급 기지로 기능하게 된다. 전력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특수 소재 상당 부분도 이 생태계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게 경북도의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과 양산을 지리적으로 인접한 두 거점이 분담하는 방식은 성공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포항-부산 간 거리도 차량으로 1시간 내외로 물류·인력 이동에 큰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부산이 전력반도체 거점으로 지정됐지만, 현재 관련 민간 기업 기반이 아직 얇다는 것은 약점이다. 시양산 단계를 실제로 담당할 기업 유치가 선결 과제다.


포항 나노융합기술원의 연구 성과가 기업 공정에 안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변수다. 결국 이 모델의 성패는 연구기관 중심의 협력이 산업 현장과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경북도는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경북투자청'을 신설해 기업 투자 원스톱 지원과 인허가 절차 단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차원의 행정적 뒷받침이 산·학·연 협력의 속도를 높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대호기자 homigod@hidomin.com


(원본 기사 : 경북도민일보) https://www.h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10212